황보 선교사들의 선교 소식들
얼마전 멀리있는 아요래 마을을 좀 다녀왔습니다.가는데만 8시간 반, 이전에 몸이 안좋았을 땐 이러한 여행을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견딜 수 있었음에 여행 내내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어느 소도시의 구텡이에 자리잡은 "뜨레스 대 마요"라는 이 마을은 한 이십명 정도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이러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요래 마을들이 다 그렇듯이 이 마을도 남의 소유로 되어 있는 빈 땅에 30여년전 무작정 들어와 지금까지 잘 버티어내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문명인들의 사고나 사는 방식을 모르는 채 그들과 잘 섞이질 못하고, 스페니쉬 언어도 부족하고, 특별한 능력이 없이 허드렛일이나 하는 처지이고, 매사에 법도 없이 막무가내적인 이들의 생활방식이다 보니 일반 볼리비아 주민들에게 늘 무시 당하고, 또한 처리하기 힘든 골칫 덩어리로만 여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그러한 가운데 2022년 10월 1일 그 마을의 아요래 인들에게 일어난 일은, 그들에게 있어 너무도 큰 고통이었고, 잊기에는 아직도 너무 짧은 세월이 아닌가 합니다.그날 도시에 사는 한 볼리비아 인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어느 괴한과 싸움이 붙게 되었습니다. 괴한의 칼에 의해 피를 흘리는 사건이었는데 사건진술에 있어 다치게 한 상대방이 아요래 인이었다고 말하는 바람에 판이 커지게 되었습니다.순식간에 분노한 볼리비아 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트렉터로 아요래 인들의 집들을 마구 밀어붙이고, 집안에 불을 놓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이 어지러운 상황을 이용해 아요래 인들이 가진 몇개 안되는 소유물들을 탈취해 가져가기도 하면서 이곳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나중에 경찰조사에서 아요래 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미 아요래 인들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목조로 된 교회가 있었는데 나무 벽의 일부가 불타기까지 했었습니다.놀라웠던 것은 이에 대응하는 아요래 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그들과 맛붙어 싸우지도 않았고, 나중에 짐을 싸 그곳을 떠나지도 않았습니다.마치 소리 하나 낼 수 없는 가장 연약한 자의 모습...?그러면서도 질경이처럼 온갖 어려움가운데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아니면 무엇을 믿는 가운데 마치 내면적으로 이와같이 소리치는 듯한,"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내가 오히려 안연하리로다" (시27:1,3)사고 뒤에도 볼리비아 인들과 별로 나아진 상황은 아니지만 그들은 다시 그 재난의 터에 집을 지었고, 교회를 수리 했습니다.그리고 주의 말씀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디, 어려운 환경의 그들에게 주의 은혜가 늘 함께 하옵기를 소원합니다 *불타는 아요래 집과 말씀을 나누는 사진입니다.2024. 4. 6볼리비아 아요래부족 선교사 황보 민, 재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