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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원로목사

2014 기독교와 추석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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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4-09-0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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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와 추석 문화  >
 
권영국 목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오늘이 한국은 추석 명절입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추석에 대한 감흥이 한국만 못하겠지만, 음력 8월 대보름은 한국 고유 명절인 추석으로 삼국시대 때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되고 가장 큰 민속 절기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추석에는 추석빔이라고 해서 1년 중에 새 옷과 새 신을 입을 수 있는 명절이기도 하고, 새로 추수한 햅쌀로 밥을 짓고, 송편을 만들고, 햇과일로 풍성하게 상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고, 부모님을 찾아 가기 때문에 고속도로들마다 대혼잡을 이룹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추석 명절이 한국 교회와 기독교와는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그 중심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한국 전통 추석 명절에는 미신과 제사와 관련되어 있고,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례와 제사를 지내왔기 때문에, 조상 제사는 우상 숭배라고 철저히 배격하는 기독교와는 갈등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추석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기독교에는 추수감사절이라는 큰 명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인이면서, 감사 절기는 서양적 축제일에 맞추어서 지내야하는 것인가? 라는 갈등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한국에서의 11월 추수감사절은 추수와는 관계없이 이미 쌀쌀한 겨울 문턱과 같이 느껴지고, 초겨울에“넓은 들에 익은 곡식”을 감사하며 찬송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신학자들도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 목회자 가정에서 자라면서 추석이라는 것을 의미있게 지낸 기억이 없습니다. 추석 다음날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떡과 좋은 반찬을 가져오면, 어제가 추석이었구나... 정도를 느끼는 것뿐이었습니다.  한국의 전통과 관습 등이 기독교 신앙과 대립할 때에, 비신앙인들은 기독교에 대해 항상 배타적인 사람으로만 비춰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어떻게 이해하고 즐겨야 할까요? 
추석의 정신은 참 좋은 조상의 지혜입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조상을 추모하며, 부모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형제를 사랑하고 베푸는 정신은 참 좋습니다. 세상을 떠난 조상을 신으로 생각하며 지방을 쓰고 향불을 피우고, 절을 하며 제사 행위를 하는 것은 우상 숭배 행위입니다. 그러나 양육해주시고 끝없는 사랑을 베푼 부모와 조상들의 가르쳤던 삶을 추모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갖으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조상의 묘지에 음식을 차리고 술을 붓고, 절을 하고 하는 행위는 미련한 것이지만, 조상의 묘를 깨끗하게 단장하며 성묘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추석은 민족의 고유 명절입니다.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모르는 척 지내버리려고 하지 맙시다. 온 가족이 추석 감사 예배를 드림이 어떨까요? 한 해 동안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좋은 부모와 조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고인이 즐겨 불렀던 찬송을 함께 부르며, 고인이 가르쳐주신 신앙의 모범과 가르침을 자녀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신앙의 좋은 유산이 될 것입니다.  예배를 드린 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최선을 다한 송편과 햇곡식을 나누며, 형제의 정과 사랑도 나눕시다.  그러면, 해마다 우리에게는 두 번의 감사제를 드리는 특권이 되지 않겠습니까? 
201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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