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 하고 기다리라 > 이익관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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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관 원로목사

2011 잠잠 하고 기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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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2-2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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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잠 하고 기다리라 > 
                                                                            이익관 목사

너는 악을 갚겠다고 말하지 말고 여호와를 기다리라 그가 너를 구원하시리라(잠20:22)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롬12:14)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롬12:20)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목 하라(롬12:17)

중학교로 갓 진학한 때입니다. 우리 집 건너편에 여관집 아들이 재수(再修)하여 저와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키도 몸집도 큰 그는 후배들과 같은 학년에 있기가 부끄러운지 공연히 나를 괴롭힙니다. 기차통학을 하는 때라 무슨 심술인지 아침 정거장으로 갈 때 어쩌다 만나면 기차 시간에 쫓기는데도 내 모자를 벗겨 뒤쪽으로 던집니다. 때로는 내 새 책가방을 발로 걷어차므로 책이 밖으로 뛰쳐나오기가 일쑤요, 점심 도시락이 가방 안에서 엉망이 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요새 일본 말 그대로 이지매(괴롭힘)입니다. 그가 하는 짓을 본 상급생이 불러다가 주의를 주었으나 그 때뿐입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 아니고 학교 갈 때마다 괴롭히니 나로서는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하나 보복할 힘은 내게는 없습니다. 어느 날 그 여관 앞을 지나다 보니 여관 문이 훤히 열려있습니다. 평소에 힘으로 대항하지 못하는지라 마음으로는 원한이 깊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지라 여관 정문에다 기분 좋게 오줌을 갈겼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후련한지요. 복수가 그래서 좋은가 봅니다, 조금 후에 뭔가 이상하다 하고 보니 여관 문에 오줌을 눈 것이 아니라 잠결에 내 잠자리에 오줌을 싼 것입니다. 중학교 1 학년이 포대기 위에 오줌을 싸놓았으니 일어나기가 걱정입니다. 어머니께서 어서 일어나 밥 먹고 학교 갈 준비를 하랍니다. 감출 수도 없는 일, 어머니에게“오마니 나 포대기에 오줌을 쌌어요.”여관집 아들이 매일 같이 괴롭혀서 복수한다고 여관 문안에다 오줌 싼다는 것이 포대기에 오줌을 쌌다고 할 수 도 없는 일입니다. 어머니께서“기차 통학하기 힘들었나 보구나.”그러시더니 포대기를 뜯으시며 하시는 말씀이“너 일찍 장가가기는 틀렸다”오줌 싸게 가 커서 장가가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말씀인가 보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일찍 장가가서 애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야 장가갔으니 어머니 말씀은 맞았습니다. 복수한다는 것이 당시는 기분 좋은 것 같으나 결국은 자기 포대기에 오줌 싸는 것임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성경은 <너는 악을 갚겠다고 말하지 말고 여호와를 기다리라>하셨습니다. 북미주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당한 억울함, 분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치누크족의 주기도문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우리의 가슴에 당신의 이름을 좋게 기억하게 하시고/ 모든 부족의 추장이 되어 주시고/ 위쪽에 있는 당신의 나라처럼 우리 부족도 그렇게 되게 하시고/ 우리에게 날마다 먹을 양식을 주시고/ 얼굴 흰 자들이 우리에게 저지른 수만은 죄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가 잘못한 것도 더 이상 기억하지마소서/ 모든 악의 무리들을 우리로부터 멀리 내 던지소서/ 아멘. 얼마나 아름답고 뜻 깊은 기도인지요. 이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간직한 원한이 있으시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새해를 맞을 준비하심이 좋으리라 봅니다.                                       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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