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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관 원로목사

2014 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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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명
작성일 14-06-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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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제 육시로 부터 온 땅이 어둠이 임하여 제 구시까지 계속되더니 제 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고리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27:45)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요19:30))
   내 아버지는 좀처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나타내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기쁜 일이 있다고 큰소리로 웃는 일도 없으셨고, 분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여도 좀처럼 노하시거나 분을 내는 일이 없으시다, 사업을 다 날린 일을 당해도 속으로 혼자 그 아픔을 삼키셨고, 즐거운 일이 있어도 밖으로 좀처럼 나타내지 않으시는 문자 그대로 전형적(典型的)인 한국의 아버지이시다. 그러신 아버지의 눈물을 꼭 한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일이 있다,
   1943년 4월 23일은 학생 때 일경에게 붙잡혀 가진 고문을 받고 1년 반 만에 김천 형무소에서 나오던 날이기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아침에 김씨 성을 가진 교도관이 감방 문을 열더니(148번 내가 형무소에 있을 때의 번호다)“너 오늘 출감이다 네 소지품을 가지고 나오라“ 한다. 김씨가 누가 들을 가봐 주위를 살피더니 우리말로 ”너 고생 많이 했구나. 나가면 몸조심해라“ 비록 일본인의 녹을 받고 있지만 민족의 정은 통하나 보다. 소지품이라야 고향 교회의 고 최희준 목사님이 형무소로 보내주신 신구약 성경뿐이다, 나오다가 출감한다는 수속과 함께 형무소 수감 중에 일했다는 그 알뜰한 임금 몇 원을 받고 교도관의 인도를 따라 아버지가 기다리시는 곳으로 나갔다. 한참 자랄 나이에 먹지 못하여 영양 실조는 둘째 치고, 호시라는 일본 악질 순사부장(후에 사리원 경찰서에 유행한 일본인 순사 여덟만 죽는 염병으로 죽음)에게 고문 받아 오는 발 무릎 뼈가 성하지 못한데다 겨울에 류머티즘에 걸리고, 추위에 발가락은 동상에 걸려 뼈가 보이나 약을 발라본 일이 없는 몸으로 절룩거리며 나오는 모습을 보신 아버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이다. 아직도 한 번 아버지의 눈물을 본 일이 없는 그 눈물을 형무소에서 나오는 그날 처음 본 것이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으시더니 ”가자“ 하시더니 앞서신다. 별로 밖으로 감정을 나타내지 않으시던 아버지께서 처참한 아들의 모습을 보시고 상당히 마음이 아프셨나 보다.
    지난 23일 아버지의 눈물을 회상하면서 하나님 아버지는 어떤 때 눈물을 흘리실까. 오래전 본 영화‘그리스도의 수난(Passion of The Christ)이 떠오른다. 주님이 십자가상에서 그 아픔과 모욕을 당하시면서도“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하신 예수님, ”다 이루었다 하시며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시고 운명하실 때 저 높은 하늘에서 십자가 밑에 떨어져 큰 물방울이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실 때 하늘에서 독생자의 아픔을 보시며 참다 참다 흘리신 하나님의 아프신 눈물이시다. 지금도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가 영적 영양 실조로 비틀 거리고, 내세의 소망이 흔들려 방황하고 있으면, 하늘에서 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아버지 주일을 맞으며)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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