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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 선교사들의 선교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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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말희
작성일 21-10-1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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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 시골의 모습, 박줄기로 넝쿨진 초가지붕의 우리처럼 아요래 인들도 박바가지를 쓰는 것을 보면 저는 괜히 정이 갑니다.
얼마전에도 어느 가정이 자기집에 들른 저를 박바가지에 음식을 담아 대접하더군요. 제가 그것을 무척이도 좋아한다는 것을 그들도 아는가봐요.

그동안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많은 이들의 이마에 땀을 맺히게 하였던 꼰셉시온의 교회건축은 주 은혜가운데 잘 마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바깥의 문명과 싸우며 생존해 나가는 그들에게 있어 물질은 참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교회건축을 그들의 힘만으로 감당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향해 마음에 품은 그 꿈과 희망과 믿음은 부족하지 않았기에 오늘과 같은 결과가 있게 되지 않았나 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목수에게 부탁해 의자를 만들어 교회를 채우는 일만 남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저녁, 저는 이 마을의 특별 모임을 위해 모여든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게됩니다. 그리고 모여있는 그들 앞에 비어있는 한 의자가 있는데, 그 위에 놓여있는 낯익은 물건이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그 의자 위에는 거기에 다소 어울려 보이지 않는 빈 박바가지 하나가 저녁의 어두움에 그늘져 외로워 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모임에서 그들에게 던진 저의 몇마디는,
우리가 비록 건축비용은 감당 못한다 할지라도 이제 남은 마지막 하나, 이 교회의 의자를 마련하는 일에 우리 모두 작게나마 금전의 손으로 함께 하자 호소하였습니다. 의무를 지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마음이 우러나오는 대로...
그렇게 박바가지 안에는 한푼씩, 한푼씩...
10 bs, 20, 100...  (1bs=$0.15=173원)
그리고 한 소년은 황금같은 5 bs를... 
그옛날 어느 과부의 엽전을 보신 주의 눈길이 이곳에도 있을진데...
"...하나님은 즐겨(마음에서 우러나)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후9:7)

그저녁 그렇게 모여진 돈은 
850 bs=$124=147,026원 
생각보다 많이 모아졌습니다. 물론 경비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러나 그것을 채울 나머지는 주님께서 이미 준비시켜 놓으셨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사실 돈보다도 박바가지에 담기는 그들의 마음을 보기를 원했습니다.
주님과 교회를 향한 그들의 마음,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 
어찌보면 그들은 마치 박바가지처럼 낮고 낮은 모습이 될지언정, 그래도 이 작은 마음으로 그를 기쁘시게 하는, 그래서 주님께 복된, 복 박바가지가 되는 그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또한 이 건축에 동역자님과 함께하면서 이미 동역자님의 둥글둥글 복된 복바가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님과 동역자님께 너무도 감사하지요.

건축도 끝나고 저는 일주일전에 엘에이에 왔습니다. 아버님 좀 뵐려고요. 집에 도착 후 문에 들어서니 아버님이 바로 봉투 하나를 건네면서 교회 의자값이라고 하는군요. 그것도 전체의 의자 값을...
부디, 이와 같은 귀한 마음을 지니신 동역자님의 가정에도 복바가지가 주렁주렁 하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 

*건축 결산은, 총수입: $10,008 
                       총지출: $13,750 
                          차액: --$3,742 
모자란 돈은 지난번 건축에서 남은 돈이 아직 있어 그것으로 모두 커버했습니다.
*건축 사진 첨부합니다. 

2021.      9.      30

볼리비아 아요래부족 선교사 황보 민, 재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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