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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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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이
작성일 21-01-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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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여름 가족휴가로 수년을 별러오던 옐로스톤에 다녀왔었다.?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한다는, National Park 로 제일 처음 지정되었다는 이곳은 그냥 막연하게 생전에 한번 정도는 꼭 가봐야 할것 같은 Bucket List 중 하나였다.? 좀 더 나이들어 긴 장거리 운전여행을 하기 힘들어지기 전에 다녀오자는 생각에 조금은 긴 듯한 여정의 여행을 남편이 열심히 계획해서 감행을 하기로 했다.


옐로스톤을 가려면 꼭 들러봐야 한다는 Grand Teton이라는 곳도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고 여러차례 듣다보니 거기서도 며칠 묵을 일정을 잡았고 인터넷과 책자들에서 이런 저런 정보를 얻어 우리의 8박 9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거의 1박 2일 운전을 하여 도착한 Grand Teton은 입구에서 부터 뾰족뾰족 우뚝 선 산봉우리들의 자태가 이제껏 가본 어느 산에서도 본적이 없는 우와~ 소리가 절로나는 장엄함이 있었다.? 그 근처에서 2박3일을 묵으며 박물관도 방문하고 하이킹도 하고 호수에서 배도 타고, 긴 물줄기의 강을 배를 타고 내려오며 근처의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게 되었다.?


지난 몇년에 걸쳐 아이들과 자연에서 휴가를 많이 보냈었고 산과 들, 캐년들을 돌아다니며 자연이 주는 쉼과 하나님의 걸작품들에 감탄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좀 더 커서 자연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것 같은 아이들 때문에 좀 주저하던 이 여행은 그저 우리가 해야하는 일을 해내려는, 별 큰 기대가 없었던 의무적인(?) 여행이었다고나 할까. ㅎㅎ


하이킹을 하며 높은 산을 중턱까지 올라가고 폭포와 물줄기들을 보며, 또 박물관에서 산에 대한 여러 명언들을 읽다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성경에선 “눈을 들어 산을 보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라는 말씀이 있는걸까?? 전에 요세미티나 캐년에 갔을때에도 큰 산들의 어마 어마한 장엄함에 “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움직이지 않는 우직함과 거대함에 하나님 앞에 너무나도 작은 나를 발견하고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산에 대한 찬양을 떠올리며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게 되었다.? 산은 아마도 하늘과 가장 가깝게 높이 있으니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여겨왔고? 또 불변하시고 늘 그 자리에 우뚝 선 하나님 같은 산을 눈을 들어 바라보라고 한것으로 여지껏 생각해 왔었다.


이번 여행에서도 또 산에 대한 여러 궁금증과 왜 산을 보라는거지?? 하는 질문이 점점 더 커갔다.?? 그러던 중 산에 대한 중요성과 보호해야 하는 의무는 바로 “물”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8월 말이라 여름의 거의 끝물에 여기저기 가을맞이 채비를 하려는듯 울긋불긋 물들어 가고 있는 산을 바라보며 높은 산봉우리 군데군데 아직도 녹지않은 하얀 눈이 있는곳들을 보게되었다.? 산 높은곳에 올라가서도 보게되던 콸콸 흐르는 폭포의 물줄기와 여기저기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과연 어디서 오는걸까.? 겨울내 내렸던 눈이 늦은 여름이었지만 아직도 산꼭대기에서 부터 물을 나게했고 온 산을 거쳐 내려오며 나무와 온갖 식물들을 아직도 푸르르게 번성하게 하고 있었고 산에 사는 동물들도 그 물로 생존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산에서 내려온 물이 호수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그 주변에 마을이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물로 농사를 지으며 가축들과 사람들이 모두 살고 있는것이었다.? 내게는 이 모습들과 사실이 너무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여지껏 모르고 살았던 산의 중요함이…


이 깨달음을 얻자마자 성경을 찾아보며 산을 보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오나 라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모든 생명의 근원, 그 생명을 보존하는 자원이 산에서 부터 난다는것을, 그리고 그 무한한 자원의 공급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에게서로다


이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우리는 큰 산불 때문에 옐로스톤으로 바로 직행 할 수 있는 남쪽 입구가 닫혀버린 이유로 아이다호 주로 두어시간 더 돌아서 서쪽 입구로 진입해야 하는 번거로움 가운데 옐로스톤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필이면 우리가 왔을때 산불이 나서 이렇게 돌아가야 하나 좀 불평이 생겼지만 이런 detour(돌아감)도 하나님의? 뜻이 있겠지 생각하며 광대한 Idaho의 황금 들판을 대신 enjoy하며 드라이브를 즐기게 되었다.


옐로스톤에서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Old Faithful” (번역하자면 “오래된 신실한”) 이라는 곳인데 저녁늦게 도착해서 땅에서 여기저기 연기들이 올라오는것만 밤에 잠시 보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이 오래된 신실함을 구경하러 나갔다.? 약45분에서 한시간 반만에 한번씩 온천수가 솟구쳐 오른다는? 그곳에서 다른 관광객들과 기다리며 드디어 멋진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Old Faithful 이라는 이름은 옐로우스톤에 있는 geyser(간헐천) 중 가장 오래되고 active 하고 (아직도 활동하고 있고) 변함없이 주기적으로 온천수를 뽑아내기에 그런것 같다.? 땅에 있는 구멍에서 수증기가 계속 나오다가 온천수가 조금씩 보글 보글 올라오는가 싶더니 그 온천수가 몇층 건물만큼이나 높이 치솟아 올라 몇분동안 큰 물줄기를 뿜어 내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려고 오랜 시간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어대고 그 거대한 물줄기에 감탄을 했다.?


믿는 사람으로서 “Old Faithful” 이라는 이름은 왠지 듣기만 해도 마음이 뭉클한 감명이 있고 은혜가 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Old Faithful한 사람으로 믿음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 바랄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geyser(간헐전)들이 옐로스톤 여기저기 수없이 많이 있는데 수년전에 온천수를 다 토해내고 그저 덩그러니 구멍만 남아 있는 곳부터 시작해서 일년에 한번 온천수가 날까 말까 하는 곳도 있었는데 그곳들을 돌아보며 우리의 믿음생활, 봉사생활도 한꺼번에 다 토해내서 더 이상 나올것이 없는 죽은? 간헐전이 되지 말고 쉴때는 좀 쉬다가 여전히 변함없이 기대에 부응하여 뿜어낼것을 뿜어내는 그런 Old Faithful한 geyser같은 신앙생활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옐로스톤에 처음 도착했을때에 입구 근처에도 작은 산불이 나고 있는것을 바로 가까운 곳에서 직접 목격하게 되어 혹시 아예 문을 닫아 버리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다.? 그리고 옐로스톤을 돌아 다니며 보게되는 풍경에는 산불로 타들어간 폐허같은 시커먼 숲과 또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큰 나무들이 어딜가나 즐비하게 널려있어 좀 실망하며 눈살을 찌프리게 되기도 했다.? 이 아름다운 자연에 저렇게 너저분하게 누워있는 나무들은 뭐람.? 누가 좀 치울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크고 수없이 많은 나무들을 인력으로는 도저히 치울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저기 산불에 대한 정보를 보면서 예전에는 산불이 나면 진압하고 끄려고 노력을 했지만 근래들어는 산불이 자연적인 현상임을 자각하여 생명에 위협을 주지않는 한 그냥 자연 그대로 타게 내버려둔다는 글들을 읽었다.? 그리고 여러 박물관에 들러 옐로스톤의 역사와 산불에 대한 영화를 보다보니 산불은 자연적인 하나님의 섭리이고 cleansing process (정화 과정) 라는 것을 배웠다.? 한 박물관에서 10년전 산불이 나기 전과 산불이 난 바로 직후, 또 산불이 난지 10년 후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들을 보며 이 산불들이 병들고 죽은 나무들을 자연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은 재해로 볼 수 밖에 없고 그 아름다운 자연이 다 파괴된것 같아 슬퍼하고 가슴 아파해야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후, 그 산불로 타버린 나무들은 새 나무들이 자라날 수 있게하는 거름이 되고 또 나무가 빽빽히 들어서서 해가 가려져 더 이상 생명이 자랄 수 없던 곳에 해가 다시 비추게 되어 그 밑에서 여러 생명들이 자랄 수 있게됨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산불을 더 이상 끄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얘기에 우리의 삶과 또 교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과 현상들도 하나님의 섭리로 인한 자연적인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산불에서 또 삶의 지혜와 순리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었다.


옐로스톤에 오래전 화산 폭발로 인해 뾰족했던 산봉우리들이 없어지고 판판한 평지를 이루어 동물들이 떼를 지어 사는 Valley (계곡)들을 보게되었다.? 끝없이 펼져진 들판 평지는 너무 고요하고 한적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라는 말씀.?


몇년전 캐년 여행에서 노아의 홍수, 거대한 산도 옮기시는 하나님에 대해 묵상하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진짜로 화산 폭발을 통해 뾰족한 산을 옮겨버리시고 그곳에 평지를 만드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직접 내 두눈으로 목격 할 수 있었다.? 산이 옮겨지는 일이 그냥 막연히 성경에나 있는 말씀이 아니고 정말 현실속에서 가능한 일이고 또 그 행하신 일을 보며 어찌 그것을 믿지 아니할 수 있을까.? 내게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더라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말씀을 정말로 믿어보기로 했다. ㅎㅎ


이 여행에서 또 한가지 배운것이 있다면 떼를 지어 다니기도 하고 또 운전을 하는 길가에서 자주 부딪히던 동물들에게서다.? 특별히 Bison (들소) 떼들을 새벽 일찍부터 계곡에 나가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식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보호하는 점이다.? 생기기는 무섭게 생겼으나 너무 온순해 보이고 천천히 여유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그리 위험한 동물처럼 느껴지지가 않았으나 곳곳에 조심하라고 경고가 붙어있다.? 차들이 다니는 길을 버젓히 누비고 다니면서도 꼭 새끼가 먼저 다 건너갈 때까지 차들을 째려보듯이 끝까지 길가에서 버티고 서있고, 또 새끼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로 새끼의 엉덩이를 치며 빨리 갈것을 재촉하는 모습이 간혹 보인다.? 마치 자기의 사명은 자식을 지키는것 뿐인양.


때론 나 자신도 여러 주어진 일들, 직분, 사명들과 사람들의 관계속에서 내 품에 맡겨주신 자녀들을 온전히 양육하고 그들의 영혼 구원에 힘써야 하는 사명을 잊어버리고 온 세상을 구원하려는 큰 일을 감당하려는 욕심을 부릴때가 많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귀중히 여겨야 할 한 영혼은 꼭 아프리카의 오지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바로 한지붕 밑에서 한솥밥 먹고 내 품에서 키워내고 있는 자녀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것이 하나님이 자식을 내게 주신 섭리이고 그것은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해내고 있는것을…? 내자신을 좀 더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부모가 된 이상 나의 가장 큰 사명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셨듯이 자녀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양육함에 있음을, 또 그것이 지금 내 삶의 우선 순위인것을 다시금 새겨보았다.


옐로스톤의 장관인 여러 온천수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Spring들은 사실 땅에 구멍이 뚫린 곳에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온천수로, 아주 맑고 아름다운 푸른색의 물부터 하얗고 검은 진흙까지, 그 형태와 크기가 너무 다양하고 각양각색이어서 정말 신기한 볼거리들이었다.? 이보다 더 멋진 풍경의 산이나 자연들도 미국 땅에 물론 많이 있겠지만 어디서 이런 구경을 할수 있으랴 하는 생각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그중 어떤 구멍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깊었고 그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온천수를 보며 도대체 이 지구의 깊이는 얼마나 되며 저 깊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진다.? 매일 밟고 사는 땅 밑에 무엇이 있나 평소 한번도 관심을 가져본적이 없었지만 그 깊은 땅속에 뭐가 있길래 저런 물이 나오나 싶다.? 밤이고 낮이고 우리가 안보이는 땅속에서도 자연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고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분주하게 일하고 계심을 이 자연에서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땅 속 깊은 곳에서 매일 솟아나오는 수천 갤론의 온천수로 눈이 쌓일 산봉우리가 하나도 없이 사방이 평지인 Mammoth Hot Springs라는 곳에서는 이 온천수로 생명이 살고 온 주위에 물을 공급한다니 깊은 땅속에서 그 높은 산지까지 물을 끌어 올려내시어 생명수를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여름 휴가 이후로 붙들고 살았던 시편 121편을 가끔씩 다시 읽어보며 오늘도 되새겨 본다.? 올 한해도, 또 내 일생을 사는동안 나는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신 하나님,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향하여…




시편 121편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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