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보내며 > 이익관 원로목사

본문 바로가기

이익관 원로목사

2011 가정의 달을 보내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6-16 21:13

본문


< 가정의 달을 보내며 >        
                                                                             이익관 목사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치 아니하느니라(잠31:10~12) 어진 아내는 남편의 면류관이지만 욕을 끼치는 아내는 남편의 뼛속을 썩게 한다.(표준 새 번역 잠12:4) 남편 된 자들아 이와 같이 지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고 저는 더 연약한 그릇이요 또 생명의 은혜를 유업으로 함께 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 이는 너희기도가 막히지 아니하게 하려 함이라(벧전3:7)

   호남선 임곡(林谷)이라는 면소재지 교회에서 시무하던 때다. 교회 사택은 말 그대로 초가삼간이라 늦은 봄 어느 토요일 사택의 이엉을 올리기 위해 남 집사들이 총동원하였는데 이를 감독하신 분은 나이가 앞선 영수(領袖)직분을 가지신 분이다. 영수님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 연로하신 분이 과로하여 교회에 나오지 못하였나하여 예배 후 몇몇 집사들과 같이 심방하였다. 영수님은 방문을 열어놓고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으니 몸이 불편한 것 같지는 않다. 방에 앉아 잠시 기도 후“영수님 어디 편치 않으세요?”인사하니 그의 대답이 “목사님 욥기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심기가 편치 않은지 긴 한숨을 쉰다. 부인 집사가 보이지 않아 “집사님이 보이지 않습니다.”하자 “긴 이야기를 어떻게 다 하겠소” 라며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한다. 영수님은 대목(大木)이라 해방 후 여기저기 큰 건물들을 건축하여 적지 않은 수입으로 주변의 논밭을 넉넉하게 준비하고 노년 걱정을 놓았다고 생각하였다. 어제 교회에서 돌아온 후 문서함을 열어보니 땅문서가 하나도 없다. 부인에게 땅 문서가 없다고 하니 “땅문서 가지고 천당 갈 줄 알고, 내 그것 다 팔아서 전도하는데 썼지” 하더란다. 그간 사정을 알아보니 외지에 일하러 나가 며칠씩 묶는 동안 땅문서를 하나, 둘 모두 팔아 전도하러 다닌다며 그 돈을 다 낭비하였다는 것이다. 내가 몇 년 일하여 얻은 것을 그렇게 허비했다고 책망하니 나더러 마귀가 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말을 잇지 못한다. 젊은 집사 하나가 자기도 분한지 “영수님 한 주먹 놓지 그대로 두었소.” 하니 “에잇 이 사람아! 한 주먹 놓아서 될 사람이면 걱정을 않겠네.” 하도 열이 나서 나무를 다듬는 큰 자귀로 “이것을” 하니 머리를 내 밀며 “자 찍어요”하니 내가 질 수밖에, 그것이 그의 대답이다. 잠언에 <욕을 끼치는 여인>은 <남편의 뼛속을 썩게 한다>라고 하셨다. 그러면 가정은 여자에게만 책임이 있을까? 제집에서 일하던 권 씨라는 40대 중반의 사람이 있었다. 세상에 법 없이 산다면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하리만큼 착하다. 그는 담배도 술도 모르나 그러나 투전(鬪?)에 중독된 사람이다. 그가 투전을 시작했다 하면 밤새는 것도 모른다. 그는 투전으로 넉넉하던 유산을 다 탕진했을 뿐 아니라, 가정도 파탄 나 조강지처와 헤어진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투전으로 유산을 탕진하고 머슴사리를 하고 있는 그는 어린 나에게 많은 교훈이 되었다. 가정이란 아내의 책임만도 아니요 남자의 책임만도 아니라 서로가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무명의 인디언이 남긴 말이 생각난다. “가정이란 부부가 카누를 타고 긴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남자는 앞쪽에 앉아서 노를 젓고, 아내는 뒤쪽에 앉아서 방향을 잡는 것이다.” 가정의달이 다 가기 전 인디언이 남겨준 이 말을 우리 모두 마음에 간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05/29/1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