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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관 원로목사

2011 부전자전(父傳子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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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7-1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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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전자전(父傳子傳) >        
                                                                             이익관 목사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 이였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 이였노라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잠4:3) 미련한 아들은 그 아비의 근심이 되고 그 어미의 고통이 되느니라(잠17:25) 미련한 아들은 아비의 재앙이요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 이니라(잠19:13)


  한국 시골서 목회할 때입니다. 교회 사택이 교회 뜰 안에 있어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일찍 나오면 예배시간을 기다리고 끼리끼리 놀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 둘째 딸애가 급히 뛰어 들어오면서 “아빠, 아빠 재 좀 봐요” 어린이 중에 무슨 사고가 생겼는가 걱정하며 딸을 따라 나가보니 네 살짜리 아들 녀석이 아침에 들려준 연보로 아이스케이크를 사 먹고 있지 않는가요! 아들을 이끌고 사택으로 돌아와 내자에게 “이 녀석 큰일 저질렀어. 다시 연보 돈을 들려주시오” 어린 것이 뭐를 잘못한 것인지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날 아들을 보면서 부전자전이란 말이 떠오르며 내 어린 시절에 일이 기억났으며, 아직도 그때 부끄러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일 학년 때로 생각됩니다. 주일 아침 교회에 나갈 때에 어머니가 연보로 일전짜리 동전 하나를 들려주셨습니다. 당시 주일학교에서는 출석부가 있어서 출석과 요절을 외우면 좌우로 X 표를 하고, 헌금을 드리면 | 표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내 출석과, 요절 표를 다 하신 후 주일마다 드리던 연보가 없다니 그럴 이가 하는 눈치였습니다. 주일학교가 끝나마자 구멍가게로 달려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연보로 말눈깔 사탕 하나를 사서 입에 넣었습니다. 사탕이 어찌나 단지요! 사탕의 단 맛이 끝나니 이제는 걱정이 시작됩니다. 내가 연보가 없다고 하니 선생님이 한참 나를 내려다보시더니 머리를 기우뚱 하신 것이 틀림없이 어머니에게 알려줄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아 이리저리 걷다보니 오리 길 이 넘는 기차 정거장까지 흘러갔습니다. 시간 마다 오고가는 기차를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으나, 점심도 굶고 저녁까지 있으니 이제는 집 생각도 나지만 우선 배가 고픕니다. 집으로 어슬렁거리며 돌아왔으나 차마 집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담장 밑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때는 여름이라 뜰에서 멍석을 깔고 저녁들을 들고 계시니 배는 더욱 고프기만 합니다. 식사하시던 어머니가 “애는 하루 종일 어디 가서 아직 안 들어오나”그러면서 누나에게 “너 나가 찾아봐라” 하십니다. 대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누나가 나오자마자 담장 밑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나를 보고 “야 너 왜 거기 그리고 앉아 있니?” 그리고 손목을 잡고 집으로 이끕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아무 말씀하시기전 스스로 죄가 부끄럽고 고통스러워 “아버지 잘못 했어요” 하자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나 어머니께서 “그래 잘못한 것 알면 됐다 어서 밥 먹어라” 온종일 굶었던 배라 밥과 눈물이 비빔밥이 된 한 그릇을 깨끗이 처리하였습니다. 잠깐 달곰한 사탕 맛 대신 온종일 굶고, 마음의 고통, 부끄러웠던 것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누가 복음에 나오는 탕자가 잠시 세상의 즐거움, 쾌락을 취하다 당하였던 고통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 분간의 달콤한 사탕의 맛과 온종일 굶고, 고통스럽고, 부끄러움과 비교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아마도 세상은 아름다워지겠지요! 
07/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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