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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관 원로목사

2013 귀머거리 20년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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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3-03-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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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머거리 20년의 감사 > 
                                                                            이익관 목사

   나사렛 예수라는 말을 듣고 소리 질러 가로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많은 사람이 꾸짖어 잠잠 하라 하되 그가 더욱 심히 소리 질러 가로되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하는지라 (막10:47-48)
   소경이 겉옷을 내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일러 가라사대 네게 무엇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소경이 가로되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막10:50-51)

   예수님께서 여리고를 지나실 때 소경 거지 바디메오가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부르짖은 그의 고통을 이해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귀머거리 20 년, 그 고통은 나만의 고통으로 끝이면 좋으련만 때로는 곁에 있는 이에게도 아픔을 준다. 아내가 뭔가 말을 하나 알아듣지 못하니 입을 크게 벌리며 큰 소리로 몇 번 반복하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면 실망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언젠가 안에서 커피를 마시겠느냐 물었으나 알아듣지 못하니 답답하니 주먹으로 자기 코를 치는 흉내를 내더니 코피 받는 흉내를 낸다. 코피가 커피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지난 정초(正初) 시내에 나갔다가 책 몇 권을 구입하였다. 그 중에‘그리스도인이 죽기 전에 읽어야할 100권의 책’이라며 책이 있다. 그 책의 내용은 100권의 책의 개요만을 소개하였는데 그 중에 헬렌 켈러 여사가 쓴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을 소개하였다.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만에 열병으로 시력, 청력, 언어 장애 등 삼중고(三重苦)로 살다 간 여성이다. 그는 책에서 “만일 내가 삼일 만 볼 수 있다면” 전제하고, 첫날은 나를 가르쳐 준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그 분의 얼굴을 볼 것이다. 설리번은 삼중고의 어린 소녀에게 물(水)이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하여 대아에 물을 떠다가 대아에 손을 담그고 물이라는 물체를 이해하기까지 넉 달을 인내로 가르친 이다. 설리번의 얼굴을 본 다음은 산으로 가서 아름다운 꽃과 풀, 붉은 저녁노을을 볼 것이다. 둘째 날은 새벽 일찍 일어나 먼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 밤에는 영롱하게 빛을 내고 있는 하늘의 뭇별을 보고 싶다. 셋째 날엔 아침 일찍 큰 길로 나가 일터로 가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다. 점심때는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 사흘 간 눈을 뜨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싶다.
   어느 날 이 글을 읽고 나도 모르는 사이 고마움과 부끄러움에 흐르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65년 동안 나를 보살펴 준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을 대할 수 있고. 아침저녁에는 성경을 읽어 주님을 만날 수 있다. 교회에 나오면 성도들을 대할 수 있고, 컴퓨터를 열면 먼 곳 이국땅에 있는 사랑하는 친구의 소식,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 어리광 어린 외손녀의 E-mail을 대할 수 있다. 언제나 원하면 한 달에 두 세권의 새로 나온 책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고마움을 깨닫지 못한 자신의 생활이 부끄럽기만 하다. 내 이제 헬렌 켈러가 보고 싶어 하던 저녁노을과 아름다운 꽃을 보면 감사하며 살리라.                                                   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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