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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민[볼리비아] 황보 선교사들의 선교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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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말희
작성일 23-06-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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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문자를 새길려니 많이 좀 불편하군요.


엇그저께 오후 교회 벽에 페이트칠을 하다가 제가 올라가 있던 사다리가 미끄러져 바닥으로 내려앉으면서 저도 같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사다리와 같이 밑으로 곧장 내려가면서 앉듯이 왼손과 엉덩이가 시멘트 바닥에 부딪치게 됩니다. 그 충격으로 인한 가슴과 등과 팔에 덮치는 고통이 얼마나 컷든지 마치 온몸이 폭발하는 듯한, 바닥에 떨어진채로 한동안 움직이지를 못했습니다. 

마치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저격당해 쓰러진 것처럼 온마을은 난리가 나고, 웃통 벗어 부채질 하는 사람, 온몸을 마사지하는 사람, 알코올을 여기저기 바르는 사람, 자빠져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는지 옆에서 엉엉 우는 자매님...

부축을 받으며 집에 와 침대에 누워 엠블런스를 기다립니다. 거리가 있어 가까운 읍에서 응급차가 오는데도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래도 응급차가 오니 다행입니다.

고통과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데 웬지 몸상태에 대한 큰 걱정이 없습니다. 
내 나이 69세 (이럴때는 한국 나이로),
그 충격으로 척추나 어디 뼈가 상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그저 내맘속엔 너무도 좋아하는 한 성경구절만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인쇄물에 적힌 이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가위로 오려났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마을로 짐을 옮기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도 나의 상황과 조건에 맞아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 책상 위에 놓고는 하루에도 몇번씩 읽으며 즐거워했습니다. 마음에 담고 나의 뼈에 새기고 싶은 말씀!

"나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케 하며 
네 뼈를 견고케 하리니 
너는 물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이사야58:11)

읍 병원의 별로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 엑스레이 기계로 여기저기 몇군데 찍어보았습니다. 의사 말로는 어딘가 미세한 금이 났을런지 모르지만 어디 한군데 제대로 부러진데가 없답니다. 척추도 똑바르고

말씀대로 늘 이곳에 있으면서 만족해 왔고, 건강 지켜주시어 감사했는데...
이번 일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어떠한 것인지 이번에 제대로 실감한 것 같습니다.

왼손도 아프고 충격으로 인한 허리의 근육통이 심하지만 오늘 오후 집밖에 앉아 숲을 스쳐가는 세찬 바람소리를 듣습니다. 
쏴아~
얼마나 듣기가 좋던지, 
마치 거기에 주님이 함께 하는 듯한
오, 사랑의 주님!

2023.     5.     25

볼리비아 아요래부족 선교사 황보 민, 재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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