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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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wj
작성일 16-09-27 10:55
작성일 16-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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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안(眼), 연진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고 나서야
서둘러 수술 날짜를 정했다
나이 먹고 야단맞는 맛도 괜찮았다
?
오 년 전의 수술처럼
실오라기 한 점 못 걸치고
부직포 기운을 몸에 두르니
허전하고, 부끄러워 가슴이 두근거린다
?
수술 차례가 첫 번째인데도
귀한 분들이 모두 나와주셨다
마취 의사가 나의 병력을 물었고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수술실로 들어갔다
?
그분도 오셨을까??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나를 꼼짝 못하게 묶었다
수술 담당 팀이 와서 인사를 했고
마취의사가 트와잇라이트 마취를 했다
?
“빨리 오세요, 내가 잠들기 전에”
의사가 무엇을 떨어뜨렸다고 했고
RN이 그것을 찾았다는 말이 들렸다
“무엇을 떨어뜨렸소” 묻고 싶었으나
그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나는 벌써 회복실에 옮겨져 있었다
?
오 년 전 수술 때와 같이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 헸다
“역시 이 번에도 다녀가셨구나”
회복실 담당 RN이 혈압을 재며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으라 했다
기도 하라는 말로 들리기도 했다
고개 숙이고 앉은 채로 집에 돌아왔다
?
삼일 째 고개를 숙이고 앉아
기도도 하고, 밥(죽)도 먹고 했다
이번에도 오신 주님께 감사하며,
잠도 고개를 숙이고 누워 자니까
말만하면 기도가 됬고, 걸을 때도
고개를 숙여 기도하며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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