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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채식주의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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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아
작성일 16-06-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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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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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2004년에 발표한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 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2005년에 발표된 <나무 불꽃> 세 편의 중편으로 구성된 소설가 한강의 연작소설집이다. 시로 먼저 등단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단아하고 시적인 문체와 단문으로 쓰여져 읽기도 편하고 번역하기에도 좋았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은 오로지 4?주인공 영혜와 남편, 영혜언니인 인혜와 그 남편으로 간단하다. 그러나 밀도 있는 구성력으로 작가 특유의 개성을 고스란히 살린 문장으로 상상이상의 전개를 이어간다. 타고난 소설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인 상상력에 결합시켜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인 영혜의 육식거부는 그의 아버지에서 비롯되었다. 월남전 참전용사로 베트콩 7명을 죽인 아버지는 훈장을 받기도 한 명예로운 군인이나, 가족들에게 폭력을 일삼는다. 어린 영혜를 물었다는 이유로 집에서 기르던 개를 오토바이에 묶어 끌고다니다 죽인다. 아버지에게는 개의 살육이 그저 부정(父情)의 실천이었을 뿐이겠지만, 모두에게 불분명한 동기인 영혜의 육식 거부가 실은 그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다. 죽어가는 개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점점 육식을 멀리하고 스스로가 나무가 되어간다고 생각하는 영혜를 주인공으로 각 편에서 다른 화자가 등장한다. 첫번째 <채식주의자>에서는 아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남편, 두번째 <몽고반점>에서는 처제의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을 탐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진작가인 영혜의 형부, 세번째 <나무 불꽃>에서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했으나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언니 인혜가 화자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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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육식 거부에서 식음을 전폐하는 지경에 이르는 영혜는 생로병사에 무감할뿐더러 몸에 옷 하나 걸치기를 꺼리는, 인간 아닌 다른 존재(나무)로 전이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생명이 있는 한, 그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욕망할 수밖에 없는 동물적인 육체로 살아가야 하는 정체성을 포기한 영혜는 결국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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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에는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합리화 되는 살인과 그 상처로 인한 폭력성을 가지게 된 주인공의 아버지가 개인의 삶과 영혼에 어떤 상처를 입히는 지 보여준다. 아버지의 폭력성도 전쟁터의 상처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달리다 죽은 개의 고기가 맛있다"는 허무맹랑한 이유만으로 한 생명을 더욱 처참하게 죽이는,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매달고 달리다 죽이는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의 폭력은 또 얼마나 잔인한가? 그런데 무서운 사실은 그런 것들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누군가 그 폭력을 당연하게 배우고 그러면서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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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게된 이유도 세계인이 공감할 이슈-전쟁과 그 폐해, 상처와 폭력의 전이 등을 다루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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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하기 어렵다고 지인이 빨리 빌려달라기에 빨리 읽었다.

덕분에 여행짐이 조금 가벼워진 셈이다.

나머지 책들은 여행가서 읽을 것이다.

식량비축해 놓은 듯 뿌듯하다 ㅎㅎ




아래글은 이해를 돕기위해 출판사 사이트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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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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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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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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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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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1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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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동생을 측은해하는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벌거벗은 영혜의 몸에 바디페인팅을 해서 비디오로 찍지만, 성에 차지 않은 는 후배에게 남자 모델을 제안한다. 남녀의 교합 장면을 원했지만 거절하는 후배 대신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하여 비디오로 찍는다. 다음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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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무 불꽃, 처제와의 부정 이후에 종적없이 사라진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가족들 모두 등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영혜가 입원한 정신병원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강제로 음식을 주입하려는 의료진의 시도를 보다못한 인혜는 영혜를 큰병원으로 데리고 가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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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창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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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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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옥님의 댓글

윤선옥 작성일

소재가 완전 사이코패스들이네요. 전 이런 소설은 정신이 사나와져서 읽고 싶지 않아요. 우리 모두처럼, 정상적인 인간들의 삶 속에서 발견하는 성찰과 깨달음, 용기, 달콤 쌉싸롬한 인간 본연의 외로움, 그리고 인간으로 태어난 뿌듯함, 희망을 주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그런 소설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리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한들 저에게는 구미가 전혀 당기지 않네요. 거창하게 수상이유를 갖다 붙인다해도 저에게는 모두 말장난처럼 여겨집니다. 아무리 인간들이 악하다지만 이처럼 막장인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실제로 읽으면 저의 생각이 달라질지 몰라도... 여행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저희도 따라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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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님의 댓글

이정아 작성일

저도 몽고반점을 오래전 읽었을 때, 형부와 처제의 불륜 이야기로<br />
받아들여져서 평단의 찬사가 의아했어요.<br />
세개의 연장 으로 읽어보니 줄거리가 조금 이해되었죠.<br />
소설이 다 건전 할 수는 없지만, 읽고나니 좀 찜찜한 기분...<br />
밝지않고 그로테스크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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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좀 엽기적인 소재인듯 하나 또 어찌보면 있을 법도 한 사람사는 이야기인듯도 하네요. 특히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여서 인지 피해의식 속에 사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고 보상심리도 많이 가지고 사는것도 같구요.. 겪었던 힘들었던 일,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사람들도 지나고나면 우리를 연단하는 도구였다는것을 깨닫게 되는데.. 나의 나 된것은 다 하나님 은혜인것을 깨달으면 그렇게 비관하며 살지않아도 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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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님의 댓글

이정아 작성일

전쟁의 폐해와 그로인한 거식증, 정신질환을 다루어서<br />
세태와 잘 연결했기에 상도 받지 않았나 싶어요.<br />
건전히 건강히 사는 게 축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