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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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아
작성일 16-03-08 14:53
작성일 16-03-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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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 목 월 (1916-1978)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3월에???????
이해인(1945-)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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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분홍빛 비둘기 발을 연두색 바람이 스쳐가는 봄!
3월의 시를 읽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월요일이 되기를, , ,

김세란님의 댓글
김세란 작성일참 따뜻하고 아름다운시네요.

이정아님의 댓글
이정아 작성일
수국색 공기니<br />
연두색 바람이니<br />
참 아름답죠?<br />
3 월에는 뭔가 잘 될 것 같은<br />
희망이 있기에 그런시를 찾아보았어요.<br />
모두들 양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소망을<br />
이루시기를요.

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이 시들을 읽으며 정말 봄이 느껴지네요.
연두색 바람을 느껴보고 싶은 따뜻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