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구리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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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5-09-0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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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수레를 끌고 다니는 길도 마차길이라 부른다
?
수레바퀴가 다져놓은 두 가닥의 길 가운데
한 가닥의 웃자란 풀밭이 자라게 되는데
그곳에 풀이 잘 자라는 건, 말과 소가
오가며 거름을 주기 때문이다
?
한여름 땡볕 아래 그 길을 걷다 보면
말똥구리가 뒷발로 말똥을 굴려
어디로 옮겨 가는 게 보이는데
녀석이 어디까지 가는 것인지
따라가 본 적이 없다
?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궁금하다
말똥구리는 어디로 가려던 것일까?
어린 내가 무엇이 바빠, 말똥구리만 보냈을까?
엄마가 타신 기차를 놓칠까 그리 서둘렀나 보다
?
서두를 일이 하나도 없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그 마차길이 아닐까?
말똥구리란 놈이 저 보다 더 큰 말똥덩이를
뒷발로 굴리며 부지하세월로 가는 그 길을 따라
세월이야 가거나 말거나 , 끝까지 따라가? 보는 ,
그런 재미난 시간들을 원 없이 누려보고 싶다
?
가면 되지 뭔 걱정이냐고 하는 이도 있겠고,
머리털이 허옇게 돼 가지고 애들처럼 어찌…
그러는 이도 있을 것 같아 엉거주춤 한다만,
사람 왕래가 잦지 않은 평강고원 그 마차길이
지금도 그대로 있을는지 알아볼 길이 없는데,
늦은 봄에 가서 늦가을 까지 있으라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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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정아님의 댓글
이정아 작성일
9월의 첫날이 되었네요. 저도 궁금합니다.<br />
말똥구리의 길. 마차 길 옆의 무성한 풀의 이유를<br />
이제야 알았습니다.

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궁금하시죠?
부피로는 제 몸의 다섯 배는 될것 같은 크기고.
무게로는 제 몸의 열 배도 넘을 것 같은 무거운 소똥을,
탁구공 같이 동글게 빚어서, 그것을 뒷발로 굴리며 가져가서 무엇에 쓰려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