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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춤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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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선옥
작성일 15-07-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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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시작한지 어언 2년이다.

시작할 때 둘이서 다짐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일매일 꼭 한다'였다.


약속대로 그동안 급한 일이 아니면 매일 한시간씩 했다.

겨울날 어떤 때는 뼈 속까지 찬 바람이 불어 물에 들어가기 정말 싫었지만 그래도 들어갔다.

산타모니카 24피트니스의 물은 정말 차갑고 수영장의 외풍도 심하여?

처음 감촉은 꼭 얼음물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하여 요즈음은 수온이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처음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은 아직도 거부감이 있다.


그런 고통을 참아가며 열심히 했는데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일에 이토록 열심이었다면 뭔가 이루었을 것 같은 생각을 하면 좀 허무해진다.

그래도 노년의 건강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작정이다.


얼마전 96세의 김형석 교수님께서 어떤 인터뷰 자리에서

"50대에 시작한 수영이 유일한 운동이며,?허약한 체질이었만 고령의 지금까지도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수영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수영을 시작한 일이 나도 덩달아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처음 15분 간은 발차기 연습이다.

그다음은 누워서 춤추기 이다. 즉 배영을 15분간 한다.

나머지시간은 자유영에 할애한다. 평영 등 나머지 것 한 두바퀴 돌면 어느새 한시간이 간다.


배영을 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누워서 최대한 발레발을 만들어 살짝살짝 수면을 눌러준다.

그러면서 양팔을 교대로 노젓기를 한다. 마치 춤추듯이 수영을 한다.


최대한 팔을 곧게 뻗어서 물속에서 새끼 손가락부터 수면으로 나와 곧게 뻗어?

새끼 손가락부터 물 속으로 얌전히 집어넣어 노젓기를 하는 것이다.?

최대한 물방울을 튀지않게 하는 것이 보기좋다.

그 순간은 몸치가 갑자기 발레리나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면서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물위에 둥둥 떠 누워서 속으로 소리친다.?

"나는 자유야. 드디어 나는 자유를 찾았다고!"?

빠삐용처럼, 외딴 섬 죄수의 수용소에서 탈출한 빠삐용의 그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그러니 배영하는 시간을 얼마나 즐기는지 아시겠지요.?

신앙이 있고 자녀를 양육하는 책임을 벗어난 그 자유함은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이른바 생의 황금기이지요.


책방을 할 때 손님이 뜸할 때는 성경책을 열심히 처음부처 끝까지 죽죽 읽었지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확연히 깨달아지면서 삶에 큰 용기가 생기고?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큰 자유함을 누렸었지요.?

주님과 동행하는 삶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에 충만했답니다.


성경말씀을 읽는 것,?수영을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에게 '생의 자유함'을 누리게 한답니다.

여러분에게 자유함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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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joongKim님의 댓글

HeejoongKim 작성일

참 열심히 하셨네요.  저도 수영은 조만간에 갈길이라 생각하고 있읍니다.  실내에서 할수 있고, 카디오랑 근력운동을 동시에 할수 있어서, 그리고 또 혼자할수 있어서, 꾸준히 몸에 너무 무리주지 않으며 할수 있는 운동이라생각했죠.  하지만 전 물은 따듯한줄 알았읍니다 ㅎㅎㅎ.  겨울에는 인내를 해야 하는 운동이군요. 

전 참 자유함을 넘 초딩수준에서 느끼나 봅니다.  예전에는 골프연습장에서 몸이 지칠때까지 "쥐어 패"면 느꼈었구요, 지금은 먼길을 운전하면서 주변에 있는 자연을 볼때, 아님 휴가가서 누워서 시간을 초월할수 있을때, 그리고 맛있는 부페가서 폭식할때, 그럴때 자유함을 느낌니다.  좀 부끄럽네요 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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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저는 지금도 수영이 무섭습니다.  군에서 훈련 받을 때 너무 고생스러웠지요!  겨울 바닷물이 정말 싫었지만, 살려니까 억지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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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저도 물을 많이 무서워해서 수영은 너무 싫어하는데 그래도 아이들은 나처럼 살지 말았으면 해서 수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수영대회에 참여했는데 많은것을 느끼고 배웠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글을 보며 저도 수영대회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올리지요..^^  저는 일 안가는날에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혼자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나 라떼를 한잔 시켜놓고 QT를 할때, 영혼의 자유함을 흠뻑 느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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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란님의 댓글

김세란 작성일

수영은 특히나 생명과 밀접한 운동이어서 해야지...하면서도 물속에 얼굴만 넣었다하면 오히려 꼭 죽을것같은..대학때 체육으로 수영을 했는데 유일하게 F 를 받은 아픈기억이 납니다 -,-;;; 지난번 모임때도 얘길했지만 권사님 글은 참 재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