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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올챙이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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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wj
작성일 14-04-2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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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주머니들이 모두 강냉이 밭에 들어가 팔뚝만한 강냉이들을 망태기 하나 가득 따다가는

멍석 위에 쏟아놓고 겉껍질을 벗기신다.? 이날은 마을 식구가 모여 별식을 먹기로 한날

이었다. 어떤 아주머니들이 껍질을 발가벗긴 강냉이들을 가져다 식칼로 서억 서억알갱이를

베어냈다.? 베어낸 알갱이들이 함지박에 그득히 쌓이니, 다른 아주머니들이 맷돌에 넣고 갈기

작하셨다. 다른 아주머니들은 갈린 강냉이 퍼다가 고운 체에 넣고 물을 부어 걸러 내리셨다.

아주머니들이 이런 일을 익숙하게 하시는 것은 오랜 동안 매년 번씩 치르는 마을 잔치이기

문이었다.?

?

강냉이를 때는 아주머니들 모두가 강냉이 밭으로 들어가서 강냉이를 내셨는데,

껍질 벗길 때부터는 사람 조가 되어, 사람이 껍질을 벗기면,? 사람은 강냉이

갱이를 베어내고, 사람은 맷돌질을 맡고,? 사람은 갈은 강냉이를 퍼다가 체에다 걸러낸다.

다른 사람이 조가 되어 체로 걸러낸 강냉이 국물을 퍼다가 묵을 쑤는 일을 시작하면,

조는 함지박에 차가운 샘물을 길어다 채운 , 올챙이 뽑을 준비를 하고, 다른

텃밭에 나가 실파를 뽑고. 풋고추를 따다가 양념장을 준비하신다.

?

여름 해가 뉘엿 뉘엿 서산에 걸치니, 마을 아저씨들이 마을로 돌아오시고, 아이들도 여기저기서

마당으로 모여든다.? 마당에 커다란? 삿자리가? 깔리고 집집마다? 상들을 가져다 삿자리 위에다

펴놓는다.? 아저씨들이 차가운 샘물을 길어다? 함지박을 채우면, 아주머니들은 걸러낸 강냉이

물을 퍼다가 가마솥에 붓고 묵을 쑤기 시작하신다.? 아저씨들이 올챙이 틀을 물이 채워진

지박 위에 얹고 나면,? 아주머니들이 뜨거운? 풀을 떠다가 사각의 나무 상자에 부으시고,? 아저씨

나무로 만든 사각의 뚜껑을 상자 속에 넣고 그것을 서서히 누르신다.? 그러자, 하얀? 강냉이

방울 방울 차가운 함지박 물에 떨어진다.? 마치 올챙이 모양으로 생긴 그것들이 올챙이 묵이다.

?

아주머니들이 함지박물에 모인 올챙이 묵을 대접씩 퍼서 위에다 차려 놓으시면? 아저씨

들과 아이들이 양념장을 얹어, 후룩후룩 넘기는 것이다.? 가다? 붉은 고추가? 씹히는 날에는

아이들이 벌떡 일어나서 껑충껑충 뛰며 엄살을 부린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짓이 재미 있다고

껄껄 웃으신다.? 부지런한 아저씨가? 마당 귀퉁이에 모깃불을 피우시면 아이들의 장난이 시작

는데,? 냄새 나는 연기 속을 헤집고 다니는 어린아이들과? 더미에 강냉이를 밀어 넣는 조금

아이들? 요즘 같으면 어른들이 아니,? 금새 강냉이로 만든 묵을 먹었는데,? 강냉이를 ?”

하시겠지만 , 이곳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으셨던 같다.? 올챙이 묵을 먹은 구운

냉이를 먹으면, 맛이 특별한 맛이 있다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를 일이다.

?

조롱고개 마을 사람들은 옥수수를 강냉이라고 불렀다.? 할아버지께서 닭에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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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옥님의 댓글

윤선옥 작성일

저는 아주 어릴적에 겨울철에 밑반찬으로 자주 먹었던 가죽 자반이 먹고 싶어요. 그 독특한 향과 맛이 지금도 머릿 속에 떠나지 않네요.
집사님 가죽자반 드셔보셨어요? 저는 강냉이 묵은 먹어보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대충 짐작은 가요. 하지만, 가죽자반은 먹어보지 못한 분은 절대 알 수 없는 독특한 맛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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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가죽자반이라면, 동물성일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혹시 가죽 나무 순으로 만든 반찬인가요?
처음 들어 보는 반찬 이름이니, 먹어 볼 기회야 더더욱 없었을 것이구요. 맛 좀 보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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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전 올챙이 묵도 가죽 자반도 너무 생소한 이름이네요. ㅎㅎ  강냉이 하면 옥수수로 뻥튀긴 과자 생각만 나는데 어렸을때 살던 뒷동네에 고물상 같은곳에서 쌀이나 말린 누룽지나 옥수수를 가져가면 뻥~ 튀겨서 강냉이를 만들어 주었던 생각이 납니다.  한참 가열하다 문 열면 뻥! 터져서 귀막고 있었던 아주 오래된 아득한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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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옥님의 댓글

윤선옥 작성일

가죽 나무 순으로 만든 것 맞습니다. 어렸을 때 많이 먹었는데 첫 맛은 진한 나무 냄새와 강한 나무 맛 비슷했는데 먹을 수록 당기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마치 청국장 먹는 사람들 처럼요. 바로 밑 여동생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저는 잘 먹었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지금도 만들어서 파는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찾는 사람이 있나봐요. 언젠가는 다시 맛보게 되겠지요. 그 때 전재욱 시인님, 기억해 두었다가 맛보기를 권하겠습니다. 이은이 집사님은 절대 못 먹을 것 같은 예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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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강냉이는 옥수수의 또 다른 이름인데 왜 튀긴 옥수수가 강냉이로 부르게 됐는지 궁굼해 져요.
저도 뻥튀기 한 쌀을 강냉이라고 브르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혹시 강정(기름에 튀긴 것)을 혼동해 부르는 게 아닌지?
국어사전에도 강냉이는 옥수수, 옥수수는 강냉이라는 해석이 씌어 있더군요. 우리 나라 말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말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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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협동하여 척척 올챙이 묵을 만들어가는 전경이 꼭 저희 금요일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광경같아 보이네요.  50-60이 넘는 목회자, 찬양팀, 유년부, 중고부 아이들을 매 금요일 당번을 정하여 돌아가며 젊은 사모님들, 집사님들이 척척 손발 맞추어 음식하고 서빙하고 정리까지.. 매주 묵묵히 합심하여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의 모습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