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한 알 남기어 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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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05-1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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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주 한 알 키우려 했소
?
얼마 안 되는 내 영을 부어
나 그것을 고이 품었소
?
바다 속이 늘 그렇듯이
모래알들이 집을 드나들며
진주에 수 없이 생채길 냈소
?
모양이야 아무렴 어떠오
진주 빛이 내 영을 닮으면 되지
?
허허- 구실은 언제나 그런 것,
시간이 이뿐이라는….
?
이제 집을 두고 나는 떠나려오
진주는 그대가 꺼내 보오
?
진주 빛이 내 영을 닮았나
그대 마음으로 보아주오
?
혹 미미한 진주가 나오더라도
측은히 여겨 거두어주구려
?
이 진주를 볼 적마다
쇼팽의 야상곡 21 번을 듣구려
?
오래지 않은 생애를 삭인
진주 한 알 남기어 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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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흠.. 왠지 의미심장한 시 인듯 합니다. 무슨 뜻인지요...

윤선옥님의 댓글
윤선옥 작성일
또 다른 진주 알갱이를 품으시려는지요? 진솔한 시에 대한 영혼이 가난한, 겸허한 독자는 있을 것입니다. 저 처럼요.
그 진주 구슬의 진가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한 분, 우리 주님이 계시기에, 세상 사람들의 평가에는 아랑곳 않는 늠름한 기상의 월계관을 쓴 시인으로 계속 남으시기를 기도합니다.

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쇼팽의 음악 중에서 저는, NOCTURNE 곡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NOCTURNE 21번 곡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 곡이 그의 유작 중의 하나여서 그랬는지 모릅니다. 이 곡을 들을 때 마다 저는 깊은 바다 속에 홀로 사는
진주조개를 떠올립니다. 물론 그 조개 속에서 자라고 있는 영롱한 빛의 진주를 생각했어요. 형언할 수 없는
그 아름다운 빛의 야상곡 21 번, 곡을 쓸 때의 쇼팽의 영혼 빛과 그 심상의 변화들을 그려내 보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