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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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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선옥
작성일 14-04-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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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곳을 좋아한다.

태양빛이 환한 곳에서 책을 읽으면 마음마저도 환해진다.

los angeles, 기후로 따지면 정말 천사들이 사는 곳이다.

지난 주일날 오후 3시 경 양지바른 곳에서 책을 읽으면서 그 천사의 도시를 누렸었다.

날씨는 더할나위없이 좋지 않았던가.


지난 주일 날 도서실에 있다가 이젠 도서실을 나가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도서실에서 구역예배를 하고 싶으니 3시 30분에 쓰고 싶다고 했다. 당연히 비워주었다.

끝나고 문단속하고 가시라고 당부했다.

책이 있는 곳은 사람 마음을 끄는 묘한 그 무엇이 있다.

많고 많은 장소 중에서 인기가 있다.


도서실을 나와 양지바른 창가에서

책을 읽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부엌쪽으로 시선이 갔다.

부엌 앞 제일 구석진 곳에서 어떤 모임이 있었다.

구역예배를 하지 싶었다.

구석진 곳에서 구역예배를 드리니 당연히 전기불을 켜야한다.

촌사람인 나는 전기세가 좀 아까왔다.

조금 밝은 창 쪽으로 나오면 전기불도 켜지 않고 환한 곳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나는 도서실 보다도 양지바른 자연광이 환히 비추는 그런 곳을 더 좋아한다.

도서실에 누군가가 있을 때는 함께있는 편이지만

창문도 없는 폐쇄된 곳은 되도록 있고 싶지 않다.

그곳에 수만권의 책이 있다해도

읽을 만한 단 한 권의 책을 들고 양지바르고 환한 곳으로 이동하고 싶다.


우리 교회 친교실은 너무 넓다. 그래서 마음 마저도 탁 트여서 좋다.?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여기 저기서 소그룹으로 모여서 모임을 가져도 절대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다.

약간만 창 쪽으로 오면 하이윈도우인데다 창문도 많아서 불도 켤 필요도 없다.

수십 개의 창문이 있는 창 쪽에서 공부를 한다면 자연광의 환하고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왜 창문도 없이 꽉 막힌 구석진 곳에서 전기불을 켜고 공부를 해야 잘 되는지,?

모임을 꼭 그런 곳에서 가져야 하는지 그것이 나에게는 정말 의문이다.



십년도 더 오래된 어느날 ?심하게 바람이 불고 추운 날이었다.

속으로 오늘 날씨도 사나운데 저녁예배 오느라 추워서 혼났다는 느낌을 가지고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쌀쌀하고 매정한 느낌의 날씨였다.

그런데 최귀섭집사님께서 친교실로 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 날씨 너무 좋네요.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니 속이 다 후련하고 시원합니다."


그때 나는 어떤 선입관에 매어있는 나자신을 발견했다.

충분히 견딜만한 추위인데 사소한 외부의 조건에 금세 휘둘리는 나의 감정이 약간 거짓임을 알았다.

그 때 부터는 바람이 불어서 좋고, 쌀쌀하니 정신이 번쩍 들어서 좋고, 비가 와도 좋고...

모든 자연 환경에 대해서 좋은 쪽으로 수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웬만하면 매일매일의 날씨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는 모든 기후가 좋게 여겨졌다.

때로는 나에게 성가시게 느껴지는 선입관도 발상의 전환으로 인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지도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아직은 폐쇠된 공간(즉 창이 없는 곳)의 전기불을 켜야만 하는 그런 곳은 싫네요.

그곳이 도서실이라 할 지라도...


집에 갈 시간이네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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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

생각은 철학을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닌데.....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대강 살고 말겠다는 사람들이겠지요. 대강 부자가 되고, 대강 지위를 높히고, 그렇게 살아질까요?
생각을 하지 않는데 좋은 의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시련을 줄 때도 있지요. 이것은 사람에게 생각을 하라는 명령이 아닐까요? 생각좀 하십시다.
생각을 부지런히 해서 얻은 좋은 의견으로 사회를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생각해서 남주나? 이런 말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