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개천이 가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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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wj
작성일 14-04-12 10:12
작성일 14-04-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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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에 올라 실개천의 발원을 찾고
쇼팽의 야상곡 제 20 번을 들으며
실개천 머리 둔 곳을 따라 나서다
?
쪼르륵 쪼르륵 실개천 가늘게 흐르면?
다람쥐가 쪼르르 달려와 물을 마시고
산새들이 포르르 날아와 목욕을 한다
?
실개천이 조금 넓어져 개울로 흐르면
산천어가 물 위로 뛰어오를 것 같은데
실잠자리만 홀로 갈대 끝을 옮겨 다닌다
?
개울이 여울 되어 고향얘기 소곤거리면
다람쥐는 덩달아 징검다리를 건너 다니고
물까마귀 여울더러 천천히 흐르라 이른다
?
늙은 나무 쉬고 싶다 개울가에 들어 눕고
뭇 나무는 가지 드리워 누운 나무를 덮는데
늙은 나무 유언은 외나무다리가 되고 싶단다
?
햇살들이 계곡아래로 패랭이 구경을 왔는지
잎새들에 초록물감을 덧바르며 싱글거리는데
나무들은 개울가에 뿌리를 내려 목을 축인다
?
여울 밑에 연못을 이루어 쉬고 있는 개울물,
서산에는 해지고 산그늘은 산마을로 내려와
못 가를 거니는데 갈대밭엔 뽀얀 물안개 핀다
?
구름 사이로 달빛이 은은히 실개천을 비추면
서덜밭 원두막에선 모깃불 쑥 내 향기로운데
먼 산 뻐꾸기 소리 끊일 듯 끊일 듯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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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이런 한가한 일상이 왠지 많이 그립습니다...

jwj님의 댓글
jwj 작성일이 사람도 늘 이런 곳을 그리워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