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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움 어디서 올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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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이
작성일 15-06-0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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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바로 코앞에 다가와 정신없이 바쁜 12월의 한 금요일 이었다.? 그 다음주 주중에 딸아이 ?예림이가 몇달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일이라 금요일 하루 쉬는날 학교에서 생일파티를 해주려고 전날 저녁부터 왔다갔다 준비를 했다.? 분주하게 새벽부터 일어나 아이들 아침 챙겨 먹이고 예찬이 도시락 싸서 학교 보내고, 예림이랑 샤워하고 또 그렇게 입고 싶어하던 하얀 드레스를 챙겨 입히고? 학교 친구들과 함께 먹을 점심에 선물에 파티에 쓸 풍선과 물건들도 사고, 정말 여간 바쁜 아침이 아니었다.

그날따라 교회 CM(유초등부) 저녁 당번이었고, 당번하는김에 찬양팀, 금요사역팀 저녁까지 같이 하겠다고 말을 해놓은지라 오후 스케쥴도 꽉 차있었다.? 크리스마스 쇼핑도 아직 시작하지 못했고,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그 주말에 보내야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우편 배달이 될것 같은데 가족 사진만 그 전날 간신히 찍어놓고 카드는 만들지도 못해서 마음만 너무 급하고 스트레스는 절정에 다달아 있었던 금요일...

정신없이 준비하다 ?예림이 학교에 조금 늦게 도착해서 생일 파티를 해주고 아이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다. ?예림이를 데리고 다니며 일할수가 없을것 같아 학교에 두고 나중에 좀 일찍 픽업 해주기로 했다. ?저녁시간에는 아들 예찬이와 또 같이 학원에 다니는 교회 아이들을 학원에서 픽업해 와야해서 다시 토렌스까지 다녀와야 했다. 그래서 시간이 없을것 같아 바로 장을 보고 교회에 가서 준비할수 있는것은 미리 해 놓으려고 교회에 갔다.? 간단하게 할수 있는 스파게티가 메뉴여서 소스를 미리 만들어 놓으면 저녁때 스파게티 면만 삶으면 될거 같았다. ?

간 소고기를 볶으려고 냄비에 넣다가 그만 밑에 깔려 있던 두툼한 비닐까지 딸려 들어가서 막 꺼내려고 하는데 워낙 불이 쎄서 인지 이내 비닐이 냄비 바닥에 붙어 버리며 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는수 없이 고기를 다 들어내고 밑에 살짝 타들어간 비닐을 수세미로 벗겨내고 냄비를 딲아서 다시 고기를 볶고...? 그날따라 몸도 좋질 않았고 마음만 급했던 상태여서 인지 왠지 일이 그리 수월 하지가 않았다.? 양파를 까서 썰고 볶고 그나마 소스가 왠만큼 완성이 되었는데 워낙 양이 많아서 두 냄비에 나누어 해가며, 저녁때 혹시 어찌될찌 몰라 면을 끓일 물을 받아 놓으려고 왔다 갔다 하다가 그만 한쪽 냄비에 있던 소스가 고기가 많았던 탓인지 바닥에 늘어 붙기 시작을 했는지 막 저어주는데 왠 까만것들이 보이며 탄내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황스러워하며 또 하는수 없이 위에 있는 소스를 얼른 다른 냄비에 옮기고 밑에 타들어 가기 시작한 소스는 버리고 또 다시 냄비를 박박 긁어 딲고 있는데... ?어째 오늘은 이렇게 되는일이 없나, 안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생전 처음 그 쉬운 스파게티 소스를 태워 먹은게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너무 힘이 들었던 하루 내내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정도로 속이 상했다.? 그래도 애써 마음의 안정을 찾고나서 사태를 다 수습하고 나중에 면 삶을 물까지 정수물로 받아 개스대위에 올려놓고 정리를 마쳤다.?

그 이후 내가 해야 할일은 대충이랬다.? 예림이를 학교에서 픽업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형부 사진관 가서 기다렸다 만들어 오고, 거기서 가까운 학원에서 예찬이와 교회 아이들을 픽업해서, 집에 가서 아침에 챙겨 놓기만 하고 잊어먹고?안가져나온, 저녁 찬양예배때 입을 찬양팀 유니폼을 가져와야 했다.? 또 그날? 마침 찬양팀 이지은 집사 생일이라 생일 케익을 중간에 하나 사와야 했고, 교회에 와서 스파게티 면을 삶아서 찬양팀, 사역팀들 저녁 대접을하고, 바로CM아이들 저녁도 마저 준비해주고, 찬양팀 연습하고, 지은집사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고, ?찬양 예배드리고, ?예배 끝나면 식사 뒷정리 하기.

안그래도 빡빡했던 시간이 예상치 못했던 사건으로 벌써 많이 지연 되었고 생각해 보니 무슨 Mission Impossible 같았다.?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나 생각해 보아도, 매주 금요일 저녁준비하느라 임신하고도 힘들게 고생하는 지은 집사에게 모처럼 생일날까지 저녁 준비를 마저 부탁하기도 미안했고, 같은 찬양팀 조인숙 집사님 한테 케익이라도 부탁할까 하다가도 일하고 아이들 데려오시느라 매일 늦게나 교회에 도착하시니 무리일것 같았고, 이사모님 한테 아이들 픽업을 부탁하려니 아이 농구팀 연습이랑 바쁘신데, 또 크리스마스때라 학원근처 traffic이 정말 심해서 돌아 오시기 힘드실것 같고, 어차피 내가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러 근처까지 가야하니 아이들은 내가 픽업해야할것 같았고... 그러다 보니 ?정말 도움을 요청할때가 하나도 없었다.?

교회를 떠나기전, 투벅투벅 걸어서 힘들고 지친 모습으로 본당 앞쪽에 가서 풀썩 주저 앉았다.? 두세시간 남은 이시간 동안 이 일들을 어떻게 다 해결할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너무 힘이들다 보니 기쁨도 잊어 버린채 막 화도나고 신경이 날카로와 지는 내 자신을 보며, 하나님께 고개를 숙였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처음으로 앉아 보는것 같았다.? 별로 기도라기 보다는 할말도 많이 없어 하나님께 넊두리를 해야 했다고나 할까.? 하나님, 저 너무 많이 힘든거 아시죠?? 힘들고 바빠서 어찌할바를 모르지만, 어떻게 다 해결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일 가운데 내 마음의 평화와 기쁨 잃지 않게 해달라고... 그렇게 앉아서 몇분 있다가 사무실에 계신 이용재 집사님께 혹시 제가 늦게 오면 물은 개스대에 올려놓았으니 필요하면 물을 끓여달라 요청 전화 하겠다고 부탁해 놓고 교회를 나왔다.

예림이를 학교에서 픽업해서 우선 형부 사진관으로 향했다.? 카드 모양을 고르고 대충 사진 파일만 주고 오려고 했는데 이름도 넣어야하고 색깔도 다 프린트 하기전에 한번 테스트 해보자고 해서 우물쭈물하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그래서 안절부절 하며 내내 하나님 어떻게 이 일들을 다 해결해야 할지 지혜 주세요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평소 특히 금요일엔 연락이 없으시던 조인숙 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딸아이 때문에 그날 교회에서 발레 연습이 있냐고 물어 보시려 전화를 한것이다.? 연습이 없는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하고 전화를 막 끊으려다 밎져야 본전이다라는 심정으로 오는길에 혹시 시간 되시면 지은집사 생일케익을 사오실수 있겠냐고 물어 보았더니 흔쾌히 그렇게 하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고맙게 부탁을 드리고 한가지 해결 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데 이번에는 지은 집사에게 전화가 왔다.? 이사모님이 저녁 준비 도와주려고 교회에 조금 일찍 오셨는데 아무도 없어서 어떻게 된거냐고.? 그래서 소스는 다 만들어 놓았으니 다시 따뜻하게 데우고 면만 좀 삶아 줍사 부탁좀 드려달라고 했다.? 지은 집사도 자기도 얼른가서 돕겠다고 했다.

카드 sample 을 확인하고 나머지 카드는 형부한테 프린트 마저해서 퇴근할때 집에 가져가면 나중에 교회 끝나고 집에 들러 픽업하겠다고 부탁을 했다.? 부랴부랴 ?예찬이 학원에가서 아이들을 픽업해서 나왔지만 벌써 시간이 많이 늦기도 했고 그 시간에 traffic이 워낙 심해 집에까지 올라 갔다 오는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몸도 지치고 힘든데다 유니폼도 없고 CM 아이들 저녁도 챙겨주어야 하니 연습도 제대로 못할것 같아 오늘은 찬양팀을 못 서겠다 마음먹고 그냥 교회로 향하였다.

교회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예건 엄마 서선희 집사에게 전화가 온다.? 오늘 유니폼 무슨색이냐고 물어 보려고... 그래서 보라색이라 얘기하며, 나는 정작 집에 들러 유니폼 가져올 세가 없어 못설것 같으니 빨리 오라고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옷 하나 갖다 드릴까요?? 물어보길래, 그냥 됐다고 말을 했다.? 교회에 부랴 부랴 도착해 면을 삶고 계신 사모님이랑 지은 집사랑 같이 저녁을 제 시간에 다 대접하고 나도 앉아서 맛있게 스파게티를 먹었다.? 다 치우고 7시반쯤 저녁을 먹는 아이들 스파게티 면을 삶으려고 찬양팀 서는것은 포기하려 하는데 모처럼 교회에 일찍 나오신 안예진 집사님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잠깐 맡기고 찬양팀 연습을 하려하는데 서선희 집사가 뚜벅뚜벅 들어오며 자기 유니폼을 내게 턱하니 안겨 주는것이 아닌가.? 자기는 다른 보라색 옷을 입고 내게 자기것을 빌려준 것이다.? 안집사님께서 ?아이들 저녁 serve 하는것 까지 도와주셔서 찬양팀 연습을 마저 마치고 조인숙 집사님이 사가지고 오신 케익으로 뒷방에서 이지은 집사에게 생일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바로 무대에 서서 찬양 예배가 시작 되었는데, 정말 큰 은혜의 감동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정말 도움을 구할곳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전화 한통 못 돌리고 끙끙 앓고 있는 내게 도움의 전화가 빗발 치며 여기 저기서 도움을 보내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정말 온몸에 소름이 끼칠만큼 강렬하게 느껴졌다.? 비록 지치고 힘든 몸이었지만 이 자리에 나를 서게 하시려고 도움을 베푸시고 힘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특히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주너를 지키리’, 아바 아버지, 아바 아버지, 나를 도우시고 힘주시는 아바 아버지’, 이 찬양들을? 부를때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예배가 끝나고 사모님과 집사님들이 뒷정리까지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설거지와 정리를 마칠수가 있었다.? 그리고? 교회 끝나고? 언니네 집에 들러 형부가 가져다 놓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픽업해서 집으로 향하였다.

딸아이 예림이가 그렇게 기다리고 고대하던 5살 생일 파티도, 금요일 찬양팀, 사역팀, CM 아이들 저녁식사도, 아이들 픽업도, 지은 집사 생일도, 찬양팀 유니폼도, 찬양팀을 서는것도, 뒷정리도,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 하루 많은 우여곡절 끝에 다 해결을 보고나니, Mission Impossible Mission Accomplished로 바뀌었던 것이다.

집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간절히 떠오르는 찬양이 있었다.

?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너의 우편에 그늘되시니
낮의 해와 밤의 달도 너를 해치 못하리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너의 환난을 면케하시니

그가 너를 지키시리라 너의 출입을 지키시리라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 어디서 오나
천지 지으신 너를 만드신 여호와께로다

?

이 찬양을 내 마음속으로 계속 되 새기어 불렀다.? 정말 내 힘으로는 해결할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의 도움의 근원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나아갈때, 모든 상황과 사람들을 움직이고 동원해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어찌 찬양하지 않을수 있을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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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y님의 댓글

sparky 작성일

이은이 집사님, 두 아이를 키우는 비슷한 입장이라서 너무나도 이해가 갑니다.  얼마나 발을 동동구르면서 다니셨을까 너무 상상이 잘 가는데요 ^^<br />찬양팀의 단결이 얼마나 부러운지요...서로서로 사랑을 먼저 실천하시면서 이심전심으로 도와주며 열심히 찬양하시는 모습들에 참으로 많은은혜 받습니다.  뜻하지 않은곳에서 햬결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항상 지켜보시며 미리 쓸것을 아시고 형편데로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릴수 밖에 없음을 새삼 깨닫습니다.<br />항상 영적으로 깨어있어서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느낄수 있는것도 은혜인줄 믿습니다.  항상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 집사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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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길집사님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이신 모습을 보면 저는 새발의 피 인것 같은데요. ^^ <br /><br />저도 자존심에, 완벽주의 기질까지 쬐끔 있는 못난이라 남들에게 신세지고 빚지고는 절대 못사는 성격이거든요.  <br />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을 알기에 이제 주위의 도움의 손길도, 아, 하나님이 이 사람을 통해 나를 도우시는구나 생각하며 고맙게 도움을 받는 여유가 조금씩 생겨납니다.<br />또 어떤 사람에게 유난히 마음이 갈때, 돕고 싶은 마음이 들때, 아, 하나님이 나를 통해 저 사람을 도우시려나보다 생각하며 그저 내 마음가는데로, 손길가는데로, 그렇게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쫓아 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