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와 나 사이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jwj
작성일 17-08-15 11:19
작성일 17-08-15 11:19
본문
포도원 주인과
포도나무 사이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해관계가 있다
?
포도나무는 그렇다
아무리 열매를 못 맺어도
가지 자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
포도원 주인은 그렇다
열매 없는 가지만 아니라
포도나무를 통째로 뽑아 버리고 싶다
?
내가 사는 포도원에는
포도나무가 하나뿐이고
포도원 주인은 포도원 아닌 곳에 산다
?
내가 자란 포도나무에서는
나 같은 가지들이 수없이 자라는데
이 가지들이 온 포도원을 뒤덮고 있다
?
이따금 포도원 주인이 오시어
하나뿐인 포도나무와 의논하실 때
나는 포도원 끝자락에 가 숨고 싶어진다
?
주인이 열매 없는 가지를 말씀하실 때
제일 먼저 내가 잘릴 것만 같아 무섭고
사면을 간구하는 포도나무 볼 면목이 없다
?
포도나무와 나 사이는
무슨 불가분의 이해가 얽혔기에
포도나무가 저렇게 나 대신 애걸하며
포도원 주인에게 말미를 구하는 것일까
- 이전글이사하는 날 17.08.30
- 다음글동상이폰(同床異phone) 17.08.0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