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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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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아
작성일 24-03-0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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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

오세영(1942-)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숲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네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오세영(吳世榮, 1942- )은 전남 영광에서 출생하였다. 1965년《현대문학》에 〈새벽〉이, 1966년〈꽃 외〉가 추천되고, 1968년잠깨는 추상〉이 추천 완료되면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반란하는 빛》,《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무명 연시》,《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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