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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없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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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이
작성일 15-06-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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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교회에서 실행했던 불평불만 캠패인을 성공하신 어느 집사님께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불평을 들어줄 사람이 없어 불평을 하고 싶어도 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말에 참 동감이 갔고, 나도 불평불만 캠패인을 성공 못한건, 매일 함께 씨름해야 하는 어린 두 아이들이 있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인가 싶었다.? 나도 속썩이는 아이들과 주위 사람들이 없었다면 벌-써 성공했을텐데... 하며 이미 성공하신 분들을 부러워하는것 보다는 현실속의 나의 삶은 고고한 학처럼 홀로 고상하게 살수 없음에 그저 씁슬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안할 뿐이다.?

실제로 나는 우리 남편을 세상에서 제일 의리없는 남편, 한번도 내 편을 안들어 주어서 평생 한이 맺혔다고 가끔씩 헐뜯고 퍼부어 준다.? 내가 좀 다른 사람에게 또는 어떤 일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지 혹은 어떤 오해가 있을때 얘기를 하며 동정심을 얻으려 할때마다 구구절절 늘어놓는 설교에, “차라리 내가 벽하고 얘기를 하지!” 하고 급하게 대화를 일방적으로 끝내 버린다.? 한번도 내게 맞장구 쳐주는 법이 없어 가끔가다, “어이~ ?의리없는 남편~ “ 하며 버릇없이 호칭을 할때도 있다.? 그만큼 얄밉고 섭섭할 때가 많아서이다.

우린 친한 친구, 가족, 부부라는 이름으로 서로 편을 먹고 무조건 맞장구 쳐주며 때론 한수 더 떠서 불난 집에 부채질까지 할때가 많은것 같다.? 실제로 불평불만을 멈추려는 캠패인 보다는 불평불만 안들어주기 운동을 했으면 더 많은 사람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J

근래에 들어 “Trustworthiness (믿음직함) 라는 단어를 자주 더 떠올리게 된다.? 교회을 오랜 시간 다니다 보니 여러 사람들이 교회를 거쳐가는 것을 보고, 또 마음주고 정주고 온갓 정성을 쏫은 사람들도 때가되고 어떤 계기나 일들로 떠나는 사람들을 수 없이 보며, 어쩌면 나는 정 많이 안주기, 적당히 친하기, 언제 어디서나 헤어져도 섭섭하지 않을 만큼만 친하기, 뭐 이런 사상이 알게 모르게 자리잡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제와서야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두루두루 친하기는 하나 죽고 못사는 친구도 없고, 그러다 보니 때론 너무 외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도 그렇지만 진정으로 믿음직한 친구들을 많이 못 만나서 그렇기도 할까...

이 단어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시기에 딸아이가 한달에 한번씩 가져오는 학교 통신문에 이런 말이 있는것을 보았다.

Trustworthiness (믿음직함) - Be Reliable (신뢰할만 하라), Do the right thing (옳은 일을 행하라), Be reputable (평판이 좋으라), Be Loyal (충성되라).??

이 기준으로 정말 내게 trustworthy, 믿음직한 친구는 몇명이나 될까.? 내가 항상 신뢰할만 하고, 늘 올바른 일을 행하고, 좋은 평판에, 나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충성스러운, 언제나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한 그런 친구들은 생각만큼 주위에 많이 없다는것이 슬프지만 솔직한 현실이다.?

내게 맞장구 쳐주며 loyal해 보이는 친구들은 어디에나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믿음직한, trustworthy한 친구들인지, 변함없는 듬직함과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바로선 우직함과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판을 얻을 만큼 진실하고 작은 일에도 충성된 그런 믿음직한 친구들일까...

친구를 사귈때 무조건 의리있는 사람을 찾지 말고 믿음직한 친구를 찾으라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 하루하루 삶에서 우리는 늘 많은 시험이 있고 쉽게 상처받고 실망하고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계속 반복하며 산다.? 그때마다 가장 도움이 안되는 손길은 무조건 의리를 내세워 편들어 주는 것이요 근거 없는 불평불만도 다 들어주는 데에서 더 문제가 있는것 같다.? 그냥 내버려 두면 좀 괘도를 이탈 했다가도 믿음으로 극복하고 다시 돌아올 것을 같이 편들어 준답시고 더 남을 욕해주고 열변을 토하며 맹목적으로 편을 들어준다면, 그 사람이 실족하는 길을 재촉 했다해도 과언은 아닌듯 싶다.? 어느 정도 동조해 주며 그 말을 들어주고 동감해 주는 일은 좋으나, 좀 감정이 가라앉고 난후에 그 사람이 지금은 감정에 휩쓸려 보지 못하는 진실과 또 어떤것이 옳은 일인지 제시해 주려는 노력도, 그 사람을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한다면 필요한 일이 아닐까.

이 세상에 믿음직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오직 한분 하나님 밖에는 믿음직한 분이? 또 있을까.? 나는 의리없는 우리 남편도 무조건 믿지 않기로 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언젠가? 뼈저리게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믿음 생활도 남편이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고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일대 일의 관계라는것을 깨닫는다.? 나는 또 솔직히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목사님들도 안 믿는다.? 목사님도 사람이고 불변하신 하나님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기름부어 세우신 목사님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싶을 뿐이고 또 목사님을 통하여 선포하시는 말씀속에 성령님의 능력을 믿을 뿐이다.

내 신앙을 남편이 대신 해주는 것 아니고 목사님이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과 단둘의 관계인 나의 신앙을 세상 살아가며 주위 사람에게 때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수는 있겠으나, 너무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믿는게 아니고 사람을 믿는거라면, 그건 너무 헛된 믿음의 삶이 아닐까.? 또 남이 하는 험담이나 불평불만의 말에 혹해서 쉽게 시험에 들고 또는 실족까지 하게 되어 교회를 떠나고 믿음을 떠난다면, 그것처럼 손해보는 일이 또 있을까.

믿음 생활도 좀 믿음직한, trustworthy한 신앙의 동지들과 하지 않을때, 우리는 너무 쉽게 이런 실수를 범하게 되는것 같다.? 때론 좀 의리가 없어 보이는 친구같이 보일지라도 우리는 나의 소중한 친구나 내 삶의 동반자를 진심으로 위한다면, 언제든지 바른길을 제시해 주고 좀 싫은 소리라도 감행해야 하는 것이 진정으로 믿음직한 친구, 부부가 아닐까.

혹 내가 어떤 불평불만을 이야기 했을때 기다렸다는 듯이 열변을 토하며 흥분해서 같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잠시 한 발짝 물러나 그 사람을 색안경 끼고 다시 한번 쳐다보고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 사람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혹시 신천지인지 별천지인지에서 온 사람은 아닌지... ㅎㅎ

그래도 난 아직까지 내 남편이 마음만이라도 늘 내편이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그건 내가 어쩔수 없는 연약한 그릇의 여자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의리없는 우리 사이가 이제까지 25년의 교회생활을 별 큰 문제 없이 버텨올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나도 싶다.? 서로가 서로의 지침서가 되어 때론 서로를 견제하며 괘도를 이탈할때 찬물을 끼얹어라도 제 정신을 차리게 할수 있는 용기가 진정으로 믿음직한 동지와 또는 부부의 도리가 아닐찌...

간혹 마음이 너무 잘 맞고 손발이 척척맞는 친구를 사귀게 될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친구에게 어느덧 의지를 하고 기대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면 여지없이 곧 거두어 가시는 야속한 하나님... 변하는 사람과 세상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 한 분만 믿고 의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그런 친구를 만들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다면 할까. ㅎㅎ? 오직 믿음으로 나의 유일한 도움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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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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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y님의 댓글

sparky 작성일

꽤 오래전에 올리신 글인데 이제서야 접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동감되는 부분이 많은것 같아요... 정말로 나의 신앙은 내가 지키는것이지 남이 대신해줄수 없는 것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네요.
우리모두가 나의 신앙을 위해서 올바른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원한다면 과감히 그 어떤것이라고 잘라버릴수 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세상의 무엇도 의지할수 없고 오직 불변하시고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만을 의지할수 있습니다.

남편, 친구, 믿음의 동역자들... 너무나도 좋은분들이 많지만 때로는 그분들이 나를 실족시키는 주요 인물들임을 동감합니다. ㅎㅎ
또한 의지가 되고 서로 도움이 되고 또한 내가 나태해질때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것도 그들의 역할이 크다고 할수 있지요...

하지만...
"그리 아니하실찌라도~~~ 감사해요, 사랑해요... 주님뜻을 믿기 때문이죠"  하나님께서 날향한 선하신 뜻을 믿습니다....ㅎㅎ
집사님은 잘하고 계세요... 
Trustworthiness (믿음직함) - Be Reliable (신뢰할만 하라), Do the right thing (옳은 일을 행하라), Be reputable (평판이 좋으라), Be Loyal (충성되라). 
이 모든것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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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님의 댓글

이은이 작성일

저도 이제서야 집사님 댓글을 봤네요.  너무 과찬의 말씀... ^^
이번에 창세기 공부를 하다보니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의인이라 하신것은 그가 하나님을 믿었기때문 이라네요.
오직 주님을 믿음으로 주님앞에 의인으로 살고 싶은게 이번 성경공부를 하며 가져보았던 소망이 아닐까합니다... ㅎㅎ